쇠뿔도 단김에 빼라라는 속담이 있다. 예전부터 블로그를 개설해서 글을 쓰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머릿속에 생각만 있을 뿐 실천을 하지 않았다. 블로그를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책을 쓰는 것보다는 가볍게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많은 내 머릿속에 장애물들이 나를 막고 있었다.
첫째 완벽한 블로그를 만들어 완벽한 글을 쓰고 싶었다. 나름 여기 저기에 관심이 많아 코딩도 공부하고 디자인도 조금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머릿속에 상상한 어떠한 오류가 없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블로그를 만들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일단 시작부터 하자고 결심했다. 복잡한 세상에 우선 단순한 디자인을 가진 블로그를 개설하고 여기에서 조금씩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는 게 바람직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아직 내 블로그를 읽는 독자도 없지만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작성해서 올리면 누군가가 나의 생각과 나의 글을 비평할 까봐 두려움이 생겼다. 그 두려움이 나를 막았다.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없는데 이게 참 뭐라고 나를 가로막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직까지도 다른 사람의 비평을 듣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건설적인 비평은 나를 단단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 다는 점을 깨달았다.
셋째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라는 한 인간이 축적한 데이터가 있다. 기록을 해 두지 않으면 내가 쌓아놓은 데이터가 잊혀지거나 사라졌다. 이게 참 아깝다. 또한 시간이 흐르며 내가 저장해 놓은 데이터도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내가 가진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여 기록하면 내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남과 공유하면서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내가 가진 정보를 블로그에 기록을 해 두면 언제 어디에서나 나만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재 나는 아들 셋을 둔 아이 엄마다. 전업 주부로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다. 쌍둥이들은 오전 7시에서 8시에 일어나고 8시에서 9시 사이에 잠이 든다. 큰 아들은 쌍둥이 동생들과 같은 시간에 일어나 9시에서 10시 사이에 잠이 든다. 아이들이 어릴 때 옆에서 자라나는 모습을 불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냥 쉴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 오죽하면 야근이 많았던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가 덜 피곤했다. 그때는 주말 하루라도 푹 자고 쉴 수 있는 날이 있었기 때문이다.
큰 아들을 재우고 나면 지쳐서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면서 가만히 콘텐츠만 소비하고 싶다. 하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그 순간은 도파민이 분출되어 기분이 좋지만 항상성의 원리에 의해 콘텐츠 소비가 끝나고 나면 뭔가 허무해지고 기분이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조금 불편한 일을 하고 나면 그 순간은 힘들지만 나중에 도파민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운동을 들 수 있다. 운동을 하는 순간은 약간 고통스럽지만 운동이 끝나고 나면 도파민이 올라간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운동과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머리를 쥐어짜며 코딩을 하는 그 순간에는 고통스럽지만 한 임무를 완수했을때는 쾌감을 느낀다. 즉 도파민 상승하여 기분이 좋아진다. 앞으로는 소비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의 입장도 되어보려 이렇게 블로그를 시작한다.